「한국의 갯벌 2단계」가 유네스코 세계유산 확대 등재를 위한 중요한 관문을 통과했다.
국가유산청(청장 허민)과 해양수산부(장관 황종우)는 6월 5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자연유산 분야 자문기구인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이 「한국의 갯벌 2단계」에 대해 세계유산 확대 등재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이번 권고는 단순한 국제 인증 절차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세계가 한국의 갯벌을 단순한 해안 습지가 아닌, 인류가 함께 보존해야 할 생물다양성의 핵심 공간으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국제자연보전연맹은 「한국의 갯벌 2단계」가 세계유산 등재기준(x)을 충족한다고 평가했다. 이는 멸종위기종과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자연 서식지에 부여되는 기준이다.
다시 말해 한국의 갯벌은 단순히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아니라, 수많은 생명체가 살아가는 생태계의 핵심 거점이며 지구 생물다양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국제사회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이번 확대 등재 안에는 기존 세계유산에 포함된 서천갯벌, 고창갯벌, 신안갯벌, 보성-순천갯벌에 더해 여수갯벌, 고흥갯벌, 무안갯벌, 서산갯벌이 새롭게 포함됐다. 최종 등재가 확정되면 「한국의 갯벌」은 총 6개 권역으로 구성된 대규모 연속유산(하나의 장소가 아니라 여러 지역이 서로 연결돼 하나의 세계유산 가치를 이루는 유산 형태)으로 확대된다.
이는 단순히 보호구역의 면적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서남해안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생태 네트워크로 인정받게 된다는 의미가 있다.
사실 갯벌은 오랫동안 개발의 대상이었다. 간척사업과 산업단지 조성, 항만 개발 과정에서 갯벌은 생산성이 낮은 땅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그러나 현대 생태학은 전혀 다른 사실을 보여준다.
갯벌은 육지와 바다가 만나는 경계 공간으로 수많은 생물의 산란장과 서식지 역할을 한다. 또한, 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는 대표적인 블루카본(Blue Carbon, 갯벌, 염습지, 해초지 등 해양생태계가 흡수·저장하는 탄소) 생태계로서 기후변화 대응에도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특히, 한국의 서해안과 남해안 갯벌은 동아시아-호주 철새 이동경로의 핵심 중간 기착지로 평가받는다. 매년 수백만 마리의 철새가 한국의 갯벌에서 먹이를 섭취하고 휴식을 취한 뒤 북극권과 동남아시아, 오세아니아를 오간다. 만약 갯벌이 사라진다면 이는 단순히 한 지역의 환경 문제가 아니라 국제적인 생태계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오늘날 세계유산 보존은 정부만의 과제가 아니다. 주민들이 전통적인 삶의 방식을 유지하면서도 생태계를 보호하는 지속 가능한 공존 모델을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갯벌은 수천 년 동안 어민들의 삶의 터전이었다. 따라서, 갯벌 보전은 자연만 지키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형성된 문화와 공동체의 기억을 함께 보존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번 「한국의 갯벌 2단계」 확대 등재 권고는 대한민국의 자연유산 정책이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았다는 의미가 있다. 동시에 앞으로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자연과 공존할 것인가에 대한 새로운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최종 등재 여부는 오는 7월 부산에서 열리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결정된다.
만약, 최종 등재가 확정된다면 이는 단순히 세계유산 한 건이 추가되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이 보유한 갯벌의 생태적 가치가 세계적 수준임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미래 세대에게 물려주어야 할 자연유산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