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가 글을 읽고 요약하고, 문장을 쓰고, 질문에 답하는 시대에 아이들에게 왜 여전히 ‘읽기’를 가르쳐야 하는가. 한국영어독서교육협회(KRSA)는 이 질문을 중심으로 오는 10월 24일부터 25일까지 서울 포스코타워 역삼에서 ‘KRSA 글로벌 리딩 컨퍼런스 2026’을 개최한다.
국내외 영어독서교육 관계자 약 200명이 참여해 ‘The Next 10 Years of Reading Education’을 주제로 영어독서교육의 다음 10년을 논의한다.
이번 컨퍼런스가 던지는 질문은 단순히 어떤 영어책을 읽힐 것인가에 머물지 않는다. AI가 번역과 요약, 작문까지 대신할 수 있는 환경에서 읽기의 목적이 무엇인지, 교육자는 무엇을 바꾸고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가 핵심이다.
기조 강연은 다독(Extensive Reading)과 어휘 습득 연구 분야의 연구자인 롭 웨어링 교수가 맡는다. 숙명여자대학교 TESOL 강남준 교수, 연세대학교 고광윤 교수, 영국 노팅엄대학교 닝보캠퍼스 데이비드 앤스티, 몽골 다르항올도 교육 관계자 등도 참여해 연구 성과와 각국의 교육 사례를 공유한다.
특히, 첫날에는 한국과 몽골 등 아시아 영어독서교육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East Asia Reading Alliance’가 출범한다. 국제회의를 한 번 열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국가와 기관을 넘어 연구자료와 교육 경험을 지속해 교류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KRSA가 국내외 영어교육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KRSA Reading Education Insights 2026’의 주요 결과도 공개된다. 조사에서는 AI 시대 교사의 역할, 읽기에서 말하기와 쓰기로 이어지는 학습 구조, 앞으로 바꿔야 할 교육과 끝까지 유지해야 할 가치 등에 대한 현장 교육자의 의견을 수집하고 있다.
첫날에는 기조 강연과 학술 세션, 동아시아 라운드테이블이 진행되며 둘째 날에는 실제 교육헌장의 성장 사례를 공유하고, 서울 상암 지역의 리딩 교육 현장을 방문한다. 연구 결과를 듣는 데서 끝나지 않고, 실제 교육 공간과 운영방식을 확인해 참가자들이 자신의 현장과 비교하도록 구성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AI 시대 읽기 교육의 변화 방향을 보여준다. 앞으로 읽기는 단순히 문장을 해석하고 내용을 기억하는 능력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정보를 이해하고, 맥락을 판단하며, 질문을 만들고, 자기 생각을 말과 글로 다시 표현하는 과정까지 포함해야 하기 때문이다.
AI가 빠르게 답을 만들어줄수록 인간에게 더 중요해지는 것은 그 답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능력일 수 있다. 어떤 정보를 믿을 것인지, 무엇이 빠져 있는지, 다른 관점은 가능한지 판단하려면 결국 텍스트를 깊이 읽고 해석하는 힘이 필요하다.
원영빈 KRSA 협회장은 “영어독서교육의 미래는 한 사람의 강연이 아니라, 매일 아이들에게 책을 건네는 교육자들의 경험에서 만들어진다”라며, “AI가 대신 읽고 쓰는 시대일수록 왜 아이들에게 읽기를 가르치는지 다시 질문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번 컨퍼런스의 의미도 여기에 있다. AI 시대 읽기 교육의 핵심은 기계보다 더 많은 정보를 기억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AI가 제공한 정보를 이해하고 질문하고 판단하며 자기 생각으로 다시 구성할 수 있는 사람을 길러내는 데 있다.
앞으로 10년의 영어독서교육은 ‘얼마나 많이 읽었는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읽은 것을 어떻게 생각하고 연결하며 표현하는가’를 가르치는 방향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서울 컨퍼런스가 그 변화의 방향을 함께 설계하는 출발점이 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