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돕기 위해 시작한 일이 오히려 자신의 시선을 바꾸고, 한 사람의 작은 실천이 지역사회의 관계를 변화시키기도 한다. 경기도자원봉사센터는 지난달 29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자원봉사 우수사례 발표대회 ‘2026 세상을 바꾸는 시간 V×경기도’를 열고, 도내 14개 시군에서 접수된 28건 가운데 선정된 7명의 자원봉사 경험을 시민들과 공유했다.
이번 대회의 특징은 봉사 시간이나 활동 횟수를 평가의 중심에 두지 않았다는 점이다. 참가자들이 왜 자원봉사를 시작했는지, 어떤 사람을 만났는지, 그 과정에서 자기 생각과 지역사회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하나의 이야기로 풀어내도록 했다.
본선에 오른 사례 역시 서로 달랐다. 평택 박준우 씨는 고려인 주민을 도움의 대상이 아닌 함께 살아가는 이웃으로 바라보게 된 과정을 이야기했다. 하남 권순인 씨는 글자를 점자로 옮겨 시각장애인의 책과 정보 접근을 넓힌 경험을 소개했다.
용인 김성규 씨는 온라인의 숫자와 게시물 뒤에 존재하는 한 사람의 생명을 바라보는 활동을, 광명 김춘년 씨는 자신의 아픔을 계기로 타인의 아픔 곁에 서게 된 경험을 전했다.
고양 김도훈 씨는 봉사를 하러 갔다가 오히려 자신이 더 많은 것을 얻어 돌아온 경험을 이야기했고, 광명 이석환 씨는 배달라이더에 대한 편견을 바꾸기 위해 시작한 취약아동 도시락 배달을 통해 자신의 일이 누군가에게 희망이 될 수 있음을 발견했다. 시흥 윤기분 씨는 버려지는 자원에 새로운 쓰임을 더하는 과정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의 시선도 달라졌다고 말했다.
발표자들은 ‘무엇을 얼마나 했는가’보다 ‘왜 시작했고 무엇을 발견했는가’를 자신의 언어로 설명했다. 이를 위해 본선 전 스토리 구성과 원고 작성, 스피치 교육, 개별 자문 등 단계별 지원도 진행됐다.
심사 과정에도 시민이 참여했다. 전문심사위원 평가 60%와 도민 청중평가단의 공감투표 40%를 합산해 최종 수상자를 결정했다. 권순인 씨는 ‘더 빛나는 세상’ 행정안전부장관상을 받았고, 김춘년·윤기분 씨는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장상, 박준우·김성규·김도훈·이석환 씨는 경기도자원봉사센터 이사장상을 수상했다.
행사장에는 ‘당신이 생각하는 자원봉사는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던지는 메시지존도 마련됐다. 참가자들은 직접 자신의 답을 적으며 자원봉사를 단순한 선행이 아니라, 관계와 공동체를 변화시키는 경험으로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윤봉남 경기도자원봉사센터 이사장은 “자원봉사가 누군가를 돕는 일을 넘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지역사회의 변화를 만드는 힘이다”라고 강조했다.
경기도자원봉사센터는 이번에 발굴된 사례를 기록과 영상, 온라인 콘텐츠 등으로 제작해 31개 시군과 공유할 계획이다. 개인의 경험을 기록하고 확산해 또 다른 시민의 참여를 끌어내는 것까지 자원봉사의 새로운 자산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