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술문화저널 뉴스추천뉴스2026. 9. 8. 오후 5:18:55

이태석 신부가 남긴 울림, ‘톤즈의 제자들’ 한국에서 의료연수

첨단 의료 견학과 실습 거쳐 남수단 의료 발전 이끌 인재로 성장 삼성서울병원 첨단의료 현장 견학, 남양주 한양병원에서 이틀간 의료실습 지원

최대식 기자
이태석 신부가 남긴 울림, ‘톤즈의 제자들’ 한국에서 의료연수
남양주 한양병원 의료실습을 마친 9명의 제자가 한양의료재단 장진혁 이사장과 의료진, 구진성 이태석리더십아카데미 대표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고(故) 이태석 신부에게 배우고 도움을 받았던 남수단 제자 9명이 한국의 의료현장을 찾았다. 이태석재단 초청으로 3개월간 국내 연수 중인 이들은 8월 31일 삼성서울병원에서 혈액검사실과 암병원 외래, 로봇물류센터 등을 둘러보고 의료진과 대화를 나눴다. 

앞서 남양주 한양병원에서는 응급·중환자 진료 현장과 의료 장비를 살펴보고 실제 의료 술기까지 익혔다.

이번에 한국을 찾은 9명 모두 이태석 신부와 직접 인연을 맺은 제자들이다. 3명은 의대를 졸업해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3명은 졸업을 앞두고 있고, 나머지 3명은 의대 6학년이다. 과거 초·중·고교 학생으로 이 신부의 가르침을 받았던 이들이 이제 남수단의 환자를 치료할 의료인으로 성장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에서 제자들은 진료와 검사, 환자 관리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되는 과정을 살펴봤다. 첨단 의료시설을 둘러보며 의료진에게 다양한 질문을 이어갔다. 

김지원 삼성서울병원 국제진료센터장은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전공을 선택해 남수단 의료 발전에 힘써 달라”며, “무엇보다 환자를 진심으로 대하는 의사가 되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남양주 한양병원의 일정은 더 실습 중심으로 진행됐다. 병원은 이들을 위해 별도의 이틀간 의료실습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참가자들은 응급실과 중환자실을 둘러보고 CT·MRI 등 의료 장비와 진료체계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기관삽관과 요추천자, 초음파·혈관초음파, 봉합술도 직접 실습했으며 감염관리를 위한 보호장구 착·탈의 훈련도 받았다. 전문 의료 장비와 술기 교육 기회가 제한적인 남수단의 의료환경을 고려하면 실제 진료 역량을 높일 수 있는 경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제자들은 실습 중 끊임없이 질문하고 내용을 메모했으며 일부 과정은 휴대전화 영상으로 남겼다. 

장진혁 한양의료재단 이사장은 “이번 의료연수가 제자들이 앞으로 의사로 활동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주바 티칭병원에서 인턴으로 근무 중인 말리스 마뉴엔(37)은 “대학에서는 배우지 못했던 중요한 의학 지식과 의료기술을 배웠다”라며, “한국에서 배운 경험을 남수단 의료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활용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번 의료연수는 이태석재단이 추진하는 ‘이태석 2.0 프로젝트’의 일부다. 재단은 이태석 신부의 나눔과 헌신을 오늘날 남수단의 현실에 맞게 이어가기 위해 식수 개발, AI 교과서 보급, 의료인 양성을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의료인 양성은 한 개인에 대한 지원을 넘어 현지 의료체계를 담당할 전문인력을 길러내는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태석 신부의 제자인 조셉 볼은 재단의 장학 지원을 받아 전문의 수련을 마친 뒤 남수단 최초의 신경과 전문의가 됐다. 이번 연수에 참여한 9명 역시 그 뒤를 잇는 의료인들이다.

여기에서 이태석 신부의 유산은 단순한 추모와 기억을 넘어선다. 한 사람이 환자를 치료하고 학생을 가르쳤던 일이 시간이 흐르면서 다시 의사를 길러내는 구조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도움을 받았던 학생이 전문성을 갖추고 다시 자신의 사회를 돌보는 사람으로 성장한다면, 나눔은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지역의 역량으로 축적된다.

삼성서울병원이 첨단 의료 시스템을 보여주고, 한양병원이 의료진과 시설을 활용해 실습 기회를 제공한 방식은 달랐지만, 목표는 같았다. 남수단의 미래 의료인들이 더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자신의 현장으로 돌아가도록 돕는 것이다.

구진성 이태석리더십아카데미 대표는 “신부님은 떠났지만, 그의 삶은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라며, “제자들이 훌륭한 전문의로 성장해 남수단 의료 발전을 이끌 수 있도록 지속해 돕겠다”라고 밝혔다.
관련 영상을 소개한 유튜브 채널 ‘구수환PD의 공감36.5’ 조회수도 40만 회를 넘기며 시민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이태석 신부가 떠난 뒤에도 그의 가르침이 계속되는 이유는 결국 사람을 남겼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그 제자들이 다시 누군가의 생명을 돌보는 의료인이 되는 과정이 ‘이태석 정신’의 다음 장을 쓰고 있다.

최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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