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술문화저널 뉴스뉴스2026. 7. 28. 오후 5:28:35

유부초밥 매장에 담긴 새로운 노인일자리 실험, ‘정직유부 사회공헌점’ 개점

대구시 특성화사업비와 프랜차이즈 기업 ‘채정’의 ESG 협력 결합 어르신에게 일자리 제공, 복지를 넘어 지역 상권과 함께 성장하는 민관협력 모델 추진

최대식 기자
유부초밥 매장에 담긴 새로운 노인일자리 실험, ‘정직유부 사회공헌점’ 개점
27일 ‘정직유부’ 대구사회공헌점 개점식 참석자들이 매장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대구북구시니어클럽(관장 이숙희은 7월 27일 대구 북구 침산동에서 ‘정직유부 대구사회공헌점’ 개점식을 열고 기업과 지방정부, 노인일자리 수행기관이 함께하는 사회공헌형 노인일자리 사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정직유부 대구사회공헌점은 대구광역시가 공모한 ‘2026년 시니어클럽 특성화사업’에 선정돼 지원받은 사업비 5,000만 원과 프랜차이즈 전문기업 ‘채정’의 사회공헌 협력을 바탕으로 조성됐다.

노인일자리는 흔히 복지정책의 일부로만 이해돼 왔다. 일정한 소득을 보전하고 사회적 고립을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지역에서 노인일자리는 더 이상 단순한 지원사업에 머물 수 없다. 참여자가 실제 생산과 서비스에 이바지하고, 사업 자체가 매출과 고객을 확보하며, 지역경제 안에서 지속될 수 있는 구조로 발전해야 한다.

대구북구시니어클럽이 문을 연 ‘정직유부 대구사회공헌점’은 이러한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지방정부는 초기 사업 기반을 지원하고, 민간기업은 브랜드와 기술, 교육과 운영 노하우를 제공하며, 노인일자리 수행기관은 참여 어르신의 직무훈련과 매장 운영을 맡는다. 노인일자리를 공공예산에만 의존하는 단기 사업이 아니라, 시장 안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공동체사업단으로 설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사업은 기업의 ESG 사회공헌 활동과 공공 노인일자리 정책을 결합한 민관협력 모델이다. 어르신들에게 안정적인 경제활동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지역 주민에게 필요한 외식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 상권과 함께 성장하는 지속 가능한 공동체사업단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이번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공공과 민간이 서로 다른 역할을 분담한다는 데 있다. 지방정부의 사업비는 매장 조성과 초기 운영 기반 마련에 활용되고, 프랜차이즈 기업 ‘채정’은 브랜드와 조리 기술, 위생관리, 서비스 운영 경험을 제공한다.

‘채정’은 사회공헌점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가맹비와 교육비, 로열티를 면제하고 조리·위생·서비스 교육, 운영 컨설팅과 기술 전수를 지원하기로 했다. 일반적인 프랜차이즈 창업에서는 가맹비와 교육비, 로열티, 시설투자비 등이 초기 부담으로 작용한다. 사회공헌점은 이러한 비용의 일부를 기업이 부담함으로써 노인일자리 사업단의 진입장벽을 낮춘 구조다.

기업으로서도 이는 단순한 기부와는 다르다. 자사의 핵심 역량인 매장 운영 시스템과 교육, 메뉴 및 브랜드를 활용해 사회문제 해결에 참여한다. 기업의 본업과 ESG 활동을 연결한 사회공헌이라는 점에서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다만, 사회공헌점이 장기간 운영되기 위해서는 초기 지원 이후에도 안정적인 매출과 품질관리가 이어져야 한다. 브랜드 지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상권에 맞는 상품 구성, 고객관리, 원가와 재고관리, 참여자의 업무 숙련도가 함께 뒷받침되어야 한다.

대구북구시니어클럽은 참여 어르신들에게 조리와 포장, 판매, 고객 응대, 매장관리 등 직무별 교육과 현장 실습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총 30명의 어르신에게 지속적인 사회 참여와 소득 창출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 사업에서 어르신은 단순한 보조 인력이 아니다. 매장을 실제로 운영하는 공동체사업단의 구성원으로서 상품 생산과 판매, 서비스 전반에 참여한다. 이러한 구조는 노인일자리의 질을 높이는 데에서 매우 중요하다. 일자리는 단순히 근무 시간을 제공하는 것만으로 양질의 일자리가 되지 않는다. 참여자가 자신의 역할을 분명히 이해하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교육을 받으며, 안전하고 존중받는 환경에서 일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외식 매장은 위생관리와 조리 정확성, 신속한 고객 응대가 중요한 업종이다. 참여자의 나이와 신체 조건을 고려해 업무를 세분화하고, 적절한 근무 시간과 휴게공간, 안전 장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직무 순환이나 역할 분담을 통해 특정 참여자에게 육체적 부담이 집중되지 않도록 운영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구북구시니어클럽이 직무교육과 현장 실습을 병행하는 것은 이러한 업무 적응을 돕기 위한 조치다. 교육이 실제 근무 현장과 연결될 때 참여 어르신의 자신감과 서비스 품질을 함께 높일 수 있다.

정직유부 대구사회공헌점은 주거지역과 학교가 밀집한 침산동 상권의 특성을 반영해 지역 주민에게 합리적인 가격의 먹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유부초밥을 중심으로 한 메뉴는 간편하게 식사할 수 있고 포장과 단체 주문에도 적합하다는 장점이 있다. 학생과 직장인, 가족 단위 주민 등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생활밀착형 상권과의 접점도 크다.

매장은 일반 방문객 대상 판매뿐 아니라, 도시락과 단체 주문, 지역 행사 연계 등 다양한 판로를 확보할 계획이다. 학교와 기관, 주민단체, 지역 행사 등으로 판매처를 확장하면 매장 방문 수요에만 의존하는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특히, 노인일자리 사업단은 매출의 안정성이 매우 중요하다. 공공지원금으로 인건비와 운영비를 보완하더라도 사업 자체의 수익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장기적인 고용 유지가 어렵기 때문이다. 단체 주문과 행사 연계는 일정 규모의 수요를 확보하고 생산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지역 행사와의 연계는 매출 확대뿐 아니라, 사회공헌점의 인지도를 높이는 역할도 한다. 주민이 매장의 취지와 운영 주체를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이용할 때, 소비가 곧 지역 내 노인일자리를 지지하는 참여로 이어질 수 있다.

사회공헌형 매장이 성공하려면 기업과 행정기관의 지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결국 상품을 구매하는 지역 주민의 선택이 있어야 사업이 지속된다. 사회적 가치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품질과 서비스의 부족이 용인될 수는 없다. 소비자는 합리적인 가격과 맛, 위생, 친절한 서비스를 기대한다. 사회공헌점 역시 일반 매장과 같은 시장 안에서 경쟁해야 한다.

따라서, 이 사업의 지속가능성은 ‘어르신이 운영하는 매장’이라는 의미와 ‘다시 찾고 싶은 매장’이라는 경쟁력을 동시에 갖추는 데 달려 있다. 사회적 가치는 소비자의 첫 방문을 유도할 수 있지만, 재방문은 결국 상품과 서비스의 품질이 결정한다.

반대로 품질과 운영 안정성이 확보된다면 주민의 소비는 단순한 구매를 넘어 지역사회 참여의 의미가 있다. 한 끼를 구매하는 일이 어르신의 소득과 사회활동을 지원하고 지역 내 일자리 순환을 돕는 구조가 형성되는 것이다.

이날 개점식에는 이종익 대한노인회 대구광역시연합회장, 이근수 대구광역시 북구청장, 김상혁 대구광역시 북구의장, 신재교 채정 본부장 등 관계자와 참여 어르신 10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사업 경과보고를 시작으로 인사말과 격려사, 축사, 테이프 커팅, 기념 촬영 순으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매장 개점을 축하하고 노인일자리와 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협력 모델의 정착을 기원했다.

이숙희 대구북구시니어클럽 관장은 “정직유부 대구사회공헌점은 단순한 외식 매장을 넘어 기업과 지자체, 노인일자리 수행기관이 함께 만든 사회공헌형 노인일자리 모델이다”라며, “어르신들의 소득 보전과 사회 참여 확대는 물론 지역 주민들이 믿고 찾을 수 있는 매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이근수 대구광역시 북구청장도 “민관협력을 통해 양질의 노인일자리를 만들고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모범적인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어르신들이 안정적으로 사회활동과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노인일자리의 효과는 급여에만 있지 않다. 일을 통해 일정한 생활 리듬을 유지하고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으며, 자신이 지역사회에 필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감각을 얻을 수 있다.

고령층의 사회적 고립은 경제적 문제와 함께 중요한 지역사회 과제다. 은퇴 이후 관계망이 좁아지고 활동 기회가 줄어들면 심리적 위축과 건강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안정적인 일자리는 소득을 보완하는 동시에 사회적 관계와 자기 효능감을 유지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특히, 공동체사업단 방식은 여러 참여자가 함께 일하며 관계를 형성한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동시에 업무 갈등과 숙련도 차이, 체력 격차를 조정할 체계도 필요하다. 전문 관리자와 지속적인 교육, 정기적인 상담과 건강·안전 관리가 뒤따라야 한다.

노인일자리의 양적 확대만큼 질적 관리가 중요한 이유다. 참여자가 단순히 값싼 노동력으로 활용되지 않고, 직무와 기여에 합당한 존중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대구북구시니어클럽은 풍국면 사회공헌점, 풍국면 대구역 사회공헌점, 빵떡대장 침산점에 이어 정직유부 대구사회공헌점을 개점했다. 이는 민관협력을 기반으로 한 외식·판매형 공동체사업단을 지속해 확장해 왔다는 뜻이다. 기존 매장의 경험은 신규 사업장의 인력 교육과 매출 관리, 고객 응대, 위생관리 체계를 개선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여러 사업장을 운영하면 참여 어르신의 적성과 건강 상태에 따라 배치할 수 있는 직무 선택지도 넓어진다. 동시에 공동 구매와 교육, 행정관리의 효율성을 높일 가능성도 있다. 다만, 사업장 수를 늘리는 것 자체가 목표가 돼서는 안 된다. 

각 매장의 손익과 고용 안정성, 참여자 만족도, 지역사회 기여도를 점검하며 확장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성공적인 모델을 복제하되 상권과 고객층, 참여자의 조건에 따라 운영방식을 조정해야 한다.

이번 사업은 기업 ESG가 지역 복지와 연결되는 구체적인 방식을 보여준다. ‘채정’은 현금 기부만 하는 것이 아니라, 프랜차이즈 운영의 핵심 자산인 브랜드, 교육, 조리 기술, 컨설팅을 제공한다.

이처럼 기업이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사회문제 해결에 참여할 때 지원의 효과는 커질 수 있다. 외식기업은 매장 운영과 메뉴 개발, 위생교육을 지원하고, 유통기업은 판로와 물류를 제공하며, 정보 기술기업은 주문과 고객관리 시스템을 지원하는 식이다.

지방정부와 수행기관은 기업의 지원이 일회성 홍보로 끝나지 않도록 참여자 관리와 성과평가, 지역사회 연계를 담당해야 한다. 기업·행정·수행기관 사이의 역할이 명확할수록 사업의 책임성과 지속가능성도 높아진다.

앞으로는 매출과 참여 인원뿐 아니라, 고용 유지 기간, 참여자 소득 변화, 직무 만족도, 재방문율, 지역 협력 실적 등을 함께 측정할 필요가 있다. ESG 성과와 노인일자리 정책의 효과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다른 지역과 기업으로 모델을 확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북구시니어클럽은 이번 사업을 통해 30명의 어르신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앞으로도 민간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해 지속 가능한 노인일자리 모델을 발굴할 계획이다. 이 사업이 장기적으로 의미가 있으려면 공공사업이기 때문에 유지되는 매장이 아니라, 지역 주민에게 실제로 필요한 매장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지원금이 줄어든 이후에도 일정한 매출을 확보하고, 참여자의 일자리와 소득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메뉴 경쟁력과 상권 분석, 단체주문 영업, 온라인 주문과 배달 연계, 지역기관과의 협력 등 꾸준한 사업개발이 필요하다. 어르신의 노동을 지원하는 복지적 관점과 매장을 성장시키는 경영적 관점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

‘정직유부 대구사회공헌점’은 유부초밥을 판매하는 작은 매장이지만, 그 안에는 초고령사회가 풀어야 할 큰 질문이 담겨 있다. 어르신의 경험과 노동을 지역사회 안에서 어떻게 다시 연결할 것인가, 기업의 ESG를 어떻게 지속 가능한 일자리로 전환할 것인가, 공공 지원 이후에도 살아남는 사회공헌 사업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하는 질문이다.

노인일자리의 미래는 단순히 자리를 더 많이 만드는 데 있지 않다. 참여자가 존중받고, 소비자가 기꺼이 찾으며, 매출이 다시 고용과 지역사회에 돌아가는 구조를 만드는 데에 있다. 정직유부 대구사회공헌점의 개점은 그 가능성을 시험하는 새로운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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