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술문화저널 뉴스뉴스2026. 6. 4. 오후 5:01:15

공동영농, 함께하니 농작업·기름값 부담도 뚝, 고령화·고유가 시대의 대안

김종구 차관, 충남 보령 남포농협 공동영농 현장 방문 작업 부담은 줄이고 생산 효율과 소득은 높여, 고령화·고유가 시대 농업의 현실적 대안

최대식 기자
공동영농, 함께하니 농작업·기름값 부담도 뚝, 고령화·고유가 시대의 대안
김종구(앞줄 가운데)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충남 보령 남포농협 공동영농 현장을 방문했다.

김종구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장관 송미령)은 6월 2일 오후 충남 보령의 남포농협을 방문해 공동영농 현장을 확인하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이번 방문은 공동영농이 실제 현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으며, 농가의 작업 부담과 생산비, 소득 구조에 어떤 변화를 만들고 있는지를 점검하기 위한 자리였다.

농촌의 위기는 오래전부터 이야기돼 왔다. 그러나 지금의 농업이 마주한 위기는 조금 더 구체적이다. 사람은 줄고, 기름값은 오르고, 농작업은 여전히 무겁다. 고령 농업인이 논과 밭을 혼자 감당하기 어려워지는 현실 속에서, 농업의 지속 가능성은 더 이상 의지만으로 버틸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주목받는 방식이 공동영농이다. 각자 농사를 짓되 혼자 감당하지 않고, 함께 장비를 쓰고 함께 작업하며, 생산과 유통의 구조까지 조직적으로 묶는 방식이다. 충남 보령 남포농협의 사례는 공동영농이 단순한 협업을 넘어 고령화·고유가 시대 농업의 새로운 운영 모델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공동영농은 다수의 농가가 농기계 등을 함께 사용해 농작업을 효율화하는 방식에서부터, 농업법인이 중심이 돼 주변 소규모 농가의 농지를 임대 또는 출자받아 규모화된 경영을 하는 방식까지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2009년부터 들녘공동경영체육성, 전략작물산업화 사업 등을 통해 공동농업경영체에 유통·가공시설, 농기계, 컨설팅을 지원해 왔다. 최근에는 농업법인이 농가의 농지를 임대 또는 출자받아 일괄 경영하고 수익을 농가에 배분하는 형태의 공동영농까지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정책이 확대되는 이유는 분명하다. 개별 농가 단위의 경영으로는 버티기 어려운 환경이 빠르게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농촌 고령화가 심화될수록 육체노동 중심의 농작업은 더 큰 부담이 되고, 유류비와 각종 투입 비용이 오를수록 소규모 경영은 채산성을 잃기 쉽다.

결국 농업도 이제는 규모와 효율, 협업과 조직화의 문제를 피할 수 없는 실정이다. 공동영농은 바로 그 현실에 대한 응답이다.

김종구 차관이 찾은 남포농협은 2013년 30명의 조합원, 50헥타르 농지를 대상으로 공동농작업 방식의 공동영농을 시작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 규모가 크게 달라졌다. 현재 전체 조합원 1,710명 가운데 61.4%인 1,050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공동영농 대상 농지도 1,000헥타르 규모로 확대됐다. 이 숫자는 단순한 성장의 기록이 아니다. 지역 농업인이 실제로 공동영농의 필요성과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는 증거다. 

남포농협은 35명 규모의 공동 농작업단을 운영하며 경운과 정지 작업부터 육묘, 이앙, 방제, 수확에 이르기까지 농사의 전 단계에 걸쳐 작업 대행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청년농 등을 중심으로 구성된 공동작업단이 연접 농지 위주로 작업을 수행하면서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그 결과 남포농협은 전 단계에 걸쳐 유류비를 약 25% 절감했고, 일일 작업량은 50%가량 증가한 성과를 거뒀다.

김종구(앞줄 오른쪽)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충남 보령 남포농협 공동영농 현장을 방문했다.

 

공동영농의 가치는 막연한 협력 정신에 있지 않다. 실제로 비용을 줄이, 시간을 절약하며, 노동의 밀도를 완화하고, 생산성을 올리는 데 있다. 남포농협 공동 농작업단에서 유류비 25% 절감과 일일 작업량 50% 증가를 이룬 결과는 고유가와 고령화라는 이중 부담 속에서 공동영농이 단순히 좋은 취지가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설득력 있는 방식이라는 것을 보여 준다. 

혼자 하던 농사를 함께하면 덜 힘들 뿐 아니라, 더 효율적이라는 사실이 숫자로 입증된 셈이다. 남포농협의 변화는 작업 방식에만 머물지 않았다. 작부체계(作付體系, 어떤 작물을 어떤 순서와 방식으로 재배할지를 짜는 농사 운영 체계)도 벼만 재배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전략작물을 포함한 이모작 체계로 전환하고 있다. 

벼 품종은 ‘삼광’과 ‘친들’로 통일해 생산 전 단계를 관리하면서 고품질 쌀 생산에 집중하고, 콩 300헥타르를 재배해 소득원을 다변화하고 있다. 동계작물로는 보리 100헥타르, 밀 30헥타르를 생산하며 농산물 판매소득과 함께 이모작 직불도 활용해 농가소득을 높이고 있다.

공동영농은 단순한 작업 대행을 넘어 경영 방식의 전환이다. 한 작물에만 의존하는 구조는 기후와 가격 변동에 취약하다. 반면, 전략작물과 이모작 체계를 결합하면 위험을 분산하고 수익의 폭을 넓힐 수 있다. 공동영농은 이런 작부체계 전환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이기도 하다. 

개별 농가가 혼자 판단하고 실행하기 어려운 변화도 조직화된 공동 경영 안에서는 훨씬 현실적인 선택지가 되기 때문이다. 실제 소득 변화도 뚜렷했다. 남포농협에 따르면 참여 농가 기준으로 1헥타르당 소득은 1,080만 원에서 2,000만 원으로 증가했다. 거의 두 배 가까운 상승이다. 농업이 고된 노동에 비해 수익이 낮다는 인식이 강한 현실에서, 이런 변화는 공동영농이 단순히 비용을 줄이는 방어적 전략이 아니라, 소득을 높이는 공격적 전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여기에 판로 안정까지 더해졌다. 남포농협은 생산된 농산물을 전량 수매하고 있으며, 벼는 보령 통합 산지유통주체인 미곡종합처리장(RPC, Rice Processing Complex)이 도정·가공·판매를 전담해 고품질 지역 브랜드 쌀로 유통하고 있다. 콩 등 다른 작물은 2024년 전략작물산업화 사업을 통해 지원받은 선별·저장시설을 활용해 유통비용을 최소화하고 저장력을 높여 품질 경쟁력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농업에서 생산만큼 중요한 것이 유통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공동영농의 완성은 결국 산지유통 구조와의 결합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다. 생산은 함께했지만 팔 곳이 불안정하다면 지속 가능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석규 조합장은 “농촌 고령화*로 가중되는 작업 부담은 덜고, 소득은 증대할 수 있는 공동작업에 대한 수요가 늘어가고 있다”라며, “유류비 부담 완화, 농가 소득 증대가 가능한 공동영농이 새로운 농업 모델로 확산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김종구 차관은 “고령화, 고유가 시대에 대응하여 생산비 절감, 작부체계 효율화, 청년농 활용 등이 가능한 공동영농 체계로 농업모델을 고도화해나가겠다”라며, “산지유통주체와 공동영농주체 간 결속 또한 강화하고 수요에 기반한 생산이 이뤄지도록 유도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남포농협 사례가 보여 주는 것은 농업의 미래가 더 많은 노동이 아니라 더 나은 조직화에 있다는 것이다. 함께하면 농작업 부담이 줄고, 기름값도 절감되며, 작물의 종류별 재배 순서까지도 전략적으로 바꿀 수 있게 된다. 이것은 판로의 안정과 소득 증대와도 연계되는 문제다. 

농촌의 위기는 개인에게만 맡겨 둘수록 더 깊어진다. 그래서 고령화·고유가 시대의 대안은 각자 버티는 농업이 아니라, 함께 운영하는 농업으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공동영농은 바로 그 가능성을 현장에서 증명하고 있다.

최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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