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술문화저널 뉴스뉴스2026. 7. 24. 오후 12:55:38

봉명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 청소년과 함께 ‘세대 공감 마을 복지’ 실천

건강식 반찬 7종부터 치매 예방 체험까지 봉명마을, 세대 공감의 식탁 도시재생 거점이 주민과 청소년이 함께 만드는 마을 복지 플랫폼으로 진화

이도선 기자
봉명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 청소년과 함께 ‘세대 공감 마을 복지’ 실천
봉명커뮤니티센터를 찾은 천안고등학교 학생들이 어르신들과 치매 예방 맞춤형 조립 활동을 함께하고 있다

봉명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은 지난 20일 봉명커뮤니티센터 공유주방에서 천안고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반찬 나누기 및 세대 공감 나눔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봉명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이 주관하는 청소년 참여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천안고등학교 ‘청소년 창업스쿨 16기’ 학생들과 함께 마을 어르신들의 건강한 식생활을 지원하고 세대 간 소통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행사의 출발점은 일회성 봉사가 아니라, 지속된 관계에 있다. 천안고등학교와의 인연은 2023년 봉명지구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시절부터 시작됐고, 올해로 3년째를 맞았다. 봉명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은 이후 센터의 사업을 이어받아 이를 보다 지속 가능한 지역 교육공동체 나눔 활동으로 발전시켜 왔다. 

이는 중요한 변화다. 많은 지역 프로그램이 단발성 행사로 끝나는 현실 속에서, 봉명마을은 도시재생 사업의 자산을 주민 주도의 마을 복지 체계로 전환하려는 흐름을 보여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에서 천안고등학교 학생들은 원도심 봉명동 어르신들의 건강을 위해 저염·저당 중심의 맞춤형 건강식 반찬 7종을 직접 조리해 전달했다. 이 장면은 단순한 조리 활동 이상의 의미가 있다. 학생들은 반찬을 만든 것이 아니라, 어르신의 건강 상태와 식생활을 고려한 돌봄의 언어를 배운 셈이다. 

특히, 저염·저당이라는 방향은 고령층의 건강을 세심하게 고려한 선택이라는 점에서, 이번 나눔이 단순한 선의의 표현에 머물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나눔도 결국 상대의 삶을 이해할 때 더 깊어진다.

또한, 학생들에게 이번 경험은 창업 실무를 배우는 교육이면서 동시에 마을공동체에 참여하는 시민교육이기도 했다. ‘청소년 창업스쿨’이라는 이름 아래 진행된 활동이 단지 사업 아이디어나 수익 모델을 배우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지역의 필요를 읽고 공동체와 연결되는 경험으로 확장됐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오늘날 청소년 교육에서 더욱 필요한 것은 경쟁의 기술만이 아니라, 자신이 속한 지역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배우는 감각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행사는 창업교육과 시민교육, 지역복지가 한자리에서 만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봉명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은 반찬 전달에만 머물지 않고, 어르신들의 건강과 심리적 안정을 위한 다양한 치매 예방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했다. 천안고등학교 학생들은 어르신들에게 손 마사지를 해드리며 말벗이 되었고, ‘추억의 교복 체험’, ‘손 근육 활용 조립 활동’ 등도 진행했다.

지역복지는 물품 전달로 끝날 때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정서적 접촉이 생길 때 더 깊은 의미가 있다. 손 마사지는 단순한 서비스가 아니라 몸의 긴장을 풀어 주는 돌봄이고, 말벗은 고립을 덜어 주는 정서적 지지다. 추억의 교복 체험과 조립 활동 역시 어르신들의 기억과 감각을 자극하며, 치매 예방이라는 기능적 목적과 정서적 즐거움을 함께 담아낸 프로그램이다.

특히, ‘세대 공감’이라는 이름은 이번 행사에서 형식적 구호가 아니었다. 청소년과 어르신은 서로를 돕는 대상이나 보호받는 대상으로만 만난 것이 아니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이야기를 나누며 감정을 교환하는 관계로 만났다. 

오늘날 많은 지역사회가 세대 단절을 이야기하지만, 실제로 세대가 만나지 못하는 이유는 접점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봉명커뮤니티센터 공유 주방이라는 생활밀착형 공간에서 식사와 돌봄, 체험을 매개로 세대가 만나는 구조를 만든 것은 매우 실질적인 시도다. 세대 공감은 말로 이루어지지 않고, 함께 어떤 것을 만들고 나누는 경험 속에서 비로소 형성된다.

양승성 봉명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 사무국장은 “이번 나눔은 지역 청소년들에게는 마을 공동체에 직접 참여하는 생생한 교육의 장이 되었고, 어르신들에게는 따뜻한 위로와 상생의 기운을 전하는 소중한 자리였다”라며, “앞으로도 봉명커뮤니티센터가 도시재생의 핵심 거점으로서 주민이 주도하고 참여하는 마을 복지의 대표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도시재생 사업이 종종 물리적 정비에 머무르거나, 시설 조성 이후 운영 동력을 잃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을 떠올리면, 이번 사례는 도시재생 공간이 실제 지역복지와 교육, 공동체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준다. 도시재생의 진짜 성패는 공간을 얼마나 새롭게 만들었느냐보다, 그 공간에서 어떤 관계와 실천이 지속되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는 지역복지의 방향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한다. 고령화가 심화하는 지역에서 복지는 점점 더 생활밀착형이어야 하고, 동시에 공동체 기반이어야 한다. 공공서비스만으로는 채우기 어려운 정서적 돌봄과 일상적 접촉의 영역을 지역 조직과 주민, 청소년이 함께 메울 수 있을 때 지역사회는 더 촘촘해진다. 

봉명마을의 사례는 바로 그 가능성을 보여 준다. 반찬 지원은 영양을 보완하고, 손 마사지와 말벗은 정서를 보듬으며, 청소년의 참여는 공동체의 미래를 예고한다. 복지가 한 번에 여러 층위에서 작동한 셈이다.

봉명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과 천안고등학교 학생들이 함께 만든 이번 행사는 ‘나눔 행사’라는 표현보다 더 큰 의미가 있다. 그것은 지역 안에서 서로 다른 세대가 공동체를 함께 만들어 가는 현장이었고, 도시재생 공간이 실질적인 마을 복지 플랫폼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사례다. 

한 끼의 반찬과 짧은 대화, 손끝의 작은 접촉이 누군가에게는 건강한 하루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마을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경험이 된다면, 그것은 이미 충분히 중요한 복지다. 봉명마을의 이번 실천은 그런 복지가 어떻게 시작되는지를 따뜻하게 보여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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