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위문과 봉사라고 하면 흔히 격려 물품을 전달하고 사진을 남기는 장면부터 떠오른다. 그러나 장병들의 마음에 오래 남는 위문은 대개 물건의 크기보다, 누가 어떤 마음으로 그곳까지 왔는가에 의해 결정된다.
위문은 형식이 아니라 태도이고, 선물이 아니라 진심의 언어로 다가갈 때 비로소 사람의 가슴에 가닿는다. 이런 점에서 한국늘사랑회의 이번 육군 제31보병사단 방문은 단순한 봉사 일정 이상의 의미가 있다.
한국늘사랑회 김상기 이사장은 지난 4월 육군 제11사단과 50사단 위문 봉사에 이어 이번에는 제31보병사단을 찾았다. 이번 일정은 4월 29일부터 30일까지 1박 2일로 진행됐다. 김상기 이사장은 최근 수술을 받은 손이 부어 있는 상태였기에 장시간 운전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는 “장병들이 기다리는데 미룰 수는 없다”라며 거주지 강원 속초에서 광주에 있는 31사단까지 길을 나섰다.
이 여정에는 977로보틱스 구근희 본부장이 함께했다. 그는 “김상기 이사장님의 봉사 정신과 열정에 매료되어 저도 계속하여 동참하려는 마음으로 오늘도 동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만남은 K2작전사 김호복 사령관과의 인연을 계기로 성사됐고, 이후 육군 제31보병사단 김도열 사단장과의 만남으로 이어지며 계속해 뜻깊은 일들을 펼쳐 나가고 있다. 현장에서는 위문품 전달과 강연을 통해 장병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상기 이사장은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강연으로 지구촌 모두가 유기적으로 이루어진 한 몸 공동체기에 우리는 존재 자체가 아름다운 동행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 위문과 봉사도 일방적인 격려나 응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삶을 이해하고 한 시대를 함께 지탱하고 있다는 감각을 나누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김상기 이사장의 철학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어지는 강연은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장병들과 호흡하는 공감의 자리였다. 누가 어디에 있던 그것은 살아 있기에 가능한 것이고, 그 생존이 존재적 가치를 발휘하려면 늘 36.5°의 체온이 유지되어야 하는 것처럼 사랑의 열정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강연이었다.
이런 흐름에서 강연 도중 김상기 이사장이 힘주어 외친 “아버지! 어머니! 자랑스러운 당신의 아들이 여기 있습니다!”라는 한마디는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장병들을 단지 병력이나 자원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소중한 자녀이며 국가와 지구촌의 평온을 유지하는 데 이바지하는 자랑스러운 존재로 다시 불러 세웠기 때문이다. 위문과 봉사도 결국 상대를 어떻게 부르고 존중하는가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보여준 강연이었다.
이어진 위문품 전달식에서는 총 2천7백만 원 상당의 물품이 장병들에게 전달됐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물품의 규모만이 아니다. 이번 위문품은 단순한 격려 선물이 아니라, 부대 관계자와의 사전 협의를 통해 실제로 필요한 품목들로 구성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컸다.
이는 위문이 보내는 사람 중심의 호의가 아니라, 받는 사람의 현실을 먼저 고려하는 배려여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필요한 것을 묻고, 실제 필요한 것을 준비하는 태도는 위문의 진정성을 가장 분명하게 드러내는 방식이기도 하다.
이번 봉사에는 하나실업 박정식 대표, 일공공일여수 여문점 송학의 원장, 농업회사법인 신성유한회사 박재언 대표이사, 한국늘사랑회 이문현 대구지부장, 광주시 안경사회 정영록 회장, 안경나라 우산점 고은경 대표, 977로보틱스 조승현 대표 등 여러 자원봉사자가 함께했다.
김상기 이사장은 원근 각처에서 동참한 모든 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진심은 혼자만의 마음으로 머물 때보다, 여러 사람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공동의 행동으로 확장될 때 더 큰 힘을 가진다. 이번 방문은 물론, 김상기 이사장이 지금까지 이어온 장병 위문과 봉사들이 모두 여러 사람의 공감과 연대로 완성된 일들이었다.
행사를 마친 뒤 이들은 7시간이 넘는 길을 달려 속초에 도착했다고 한다. 밤늦은 시간에 돌아왔지만, 김상기 이사장의 마음은 기쁨과 보람으로 가득했기에 봉사의 여정을 계속되는 것이다. 김상기 이사장의 이런 마음은 이번 위문과 봉사를 다녀와 쓴 글에서도 선명하게 읽힌다.
“우리는 서로에게 / 우리라는 포근한 정이 흐르면 / 힘들어도 때론 지쳐서 쓰러져도 / 조용히 마주하는 가슴은 살아있어 / 삶은 외롭지 않고 걸어야 할 인생길 / 정녕 쓸쓸하지 않으리 / 우리는 흐르는 물처럼 낮은 곳에서 만족을 알고 / 떠가는 구름처럼 남의 자리를 탐내지 말며 / 욕심 없는 자유로움과 아낌없는 눈빛으로 서로의 마음속에서 소망이 되자.”
이번 31사단 방문이 남긴 메시지는 분명하다. 국가의 평온을 지키는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화려한 수사가 아니라, 자신들의 수고와 존재를 진심으로 인정해 주는 사람들의 태도라는 점이다.
실제 필요한 물품을 꼼꼼히 준비한 배려, 그리고 행사 뒤에 남긴 따뜻한 글까지, 이 모든 것이 모여 한 번의 방문 흔적이 아니라, 사랑의 씨앗으로 남기를 기대한다. 이것이 장병들의 군 복무 기간뿐만이 아니라, 평생토록 마음에 살아 곳곳에서 계속해 사랑의 꽃을 피울 씨앗으로 퍼져나가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