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술문화저널 뉴스뉴스2026. 5. 13. 오후 2:55:10

국립산림과학원, 월아산 이나무와 함께하는 ‘산림생물다양성 한마당’ 개최

세계 생물다양성의 날 맞아 유아·초등학생·학부모·시민 참여 종자 퍼뜨리기와 자생 잔디 심기 통해 보전의 의미를 생활 속 체험으로 연결

윤상필 기자
국립산림과학원, 월아산 이나무와 함께하는 ‘산림생물다양성 한마당’ 개최
‘산림생물다양성 한마당’ 행사에 유아와 초등학생, 학부모, 일반 시민 등 80여 명이 참여해 산림 생태계의 소중함을 직접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생물다양성이라는 말은 중요하지만 때로 너무 크고 멀게 들린다. 기후위기, 멸종위기종, 생태계 붕괴 같은 표현들은 분명 절박하지만, 일상 속 시민에게는 여전히 전문가의 언어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그래서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을 선언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것이 우리 주변의 숲과 곤충, 꽃과 나무, 그리고 지역의 삶과 어떻게 이어져 있는지를 몸으로 이해하게 하는 일이다. 

이런 점에서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원장 김용관)이 경상남도교육청 과학교육원과 함께 연 이번 ‘산림생물다양성 한마당’은 생물다양성을 개념에서 체험으로, 정책 언어에서 지역의 생활 감각으로 옮겨 놓은 자리였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세계 생물다양성의 날(5월 22일)을 기념해 지난 9일 경상남도교육청 과학교육원과 협력하여 지역주민 대상 ‘산림생물다양성 인식 확산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유아와 초등학생, 학부모, 일반 시민 등 80여 명이 참여해 산림 생태계의 소중함을 직접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행사의 의미는 참여 대상에서부터 분명하게 드러난다. 생물다양성 보전은 흔히 연구기관이나 행정기관의 과제로만 여겨지기 쉽지만, 실제로 그것이 오래 지속되려면 어린이와 보호자, 지역주민이 함께 이해하고 공감하는 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 

아이들이 숲을 배경이 아니라 살아 있는 생명의 공간으로 느끼고, 어른들이 그것을 지켜야 할 공공의 자산으로 받아들일 때 비로소 보전은 정책이 아니라 문화가 된다. 이런 점에서 유아·초등학생과 학부모, 시민이 한자리에 모인 이번 행사는 생물다양성의 문제를 전문가의 울타리 밖으로 넓히는 의미를 지녔다.

참가자들은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바이오소재연구소가 마련한 전시·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숲속의 다양한 생물자원과 생태계 서비스, 그리고 이를 활용한 산림바이오소재 연구 성과를 더 쉽고 친숙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오늘날 과학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은 더 많은 정보를 전달하는 데만 있지 않고, 복잡한 연구의 의미를 시민이 자기 언어로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데 있다. 생물자원이나 산림바이오소재 같은 말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것이 우리 삶에 어떤 도움을 주고 왜 보호해야 하는지를 체험 속에서 알게 될 때 과학은 비로소 생활과 연결된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 큰 호응을 얻은 것은 실천 중심의 보전 활동이었다. 참가자들은 사라져가는 꿀벌들에게 먹이를 제공하기 위한 ‘월아산 이나무 종자 퍼뜨리기’와 도심 생태계 녹지 공간 확대를 위한 ‘자생 잔디 심기’ 활동에 참여했다. 

이 프로그램이 갖는 의미는 단순한 체험의 즐거움에 머물지 않는다. 꿀벌의 감소와 도시 생태계의 단절 같은 문제를 머리로만 듣는 것이 아니라, 씨앗을 퍼뜨리고 잔디를 심는 행동을 통해 “보전이란 곧 돌보는 일”이라는 사실을 직접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월아산 이나무 종자 퍼뜨리기’는 특히 상징성이 크다. 생물다양성 보전은 종종 거대한 제도나 장기 연구의 문제처럼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한 종의 씨앗을 살리고, 한 생물의 먹이원을 확보하며, 하나의 서식 환경을 이어 주는 구체적 행위에서 시작된다. 

월아산 이나무

 

꿀벌은 생태계의 작은 구성원처럼 보이지만, 식물의 수분과 생태적 순환을 떠받치는 매우 중요한 존재다. 그런 꿀벌을 위해 먹이가 되는 나무의 종자를 퍼뜨리는 일은 생태계의 연결이 얼마나 섬세한 관계 위에 놓여 있는지를 보여 주는 교육적 장면이기도 하다.

‘자생 잔디 심기’ 역시 비슷한 맥락을 가진다. 도시의 녹지는 단순히 보기 좋은 조경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곤충과 식물, 사람과 미생물이 함께 숨 쉬는 작은 생태 기반을 회복하는 일과 맞닿아 있다. 자생 식물을 심는다는 것은 외래적 미관보다 지역 생태의 균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태도이기도 하다. 즉, 이번 행사는 숲의 생물다양성을 말하면서도 그 시선을 도시와 생활권으로 자연스럽게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프로그램은 또 하나의 중요한 사실을 보여 준다. 생물다양성 교육은 설명보다 경험이 더 오래 남는다는 점이다. 아무리 좋은 강의도 손에 흙을 묻히고 씨앗을 만져 본 기억만큼 깊게 남기 어렵다. 

아이와 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체험은 지식을 전달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생태 감수성을 가족 안의 대화와 기억으로 남긴다. 결국 이런 경험이 쌓여야 생물다양성은 시험 문제의 개념이 아니라, 일상에서 지키고 싶은 가치가 된다.

산림바이오소재연구소 권순덕 소장은 “세계 생물다양성의 날을 계기로 산림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을 지역사회와 함께 나눌 수 있어 뜻깊게 생각한다”라며, “앞으로도 교육기관 및 지자체와 협력해 생물다양성 보전의 필요성을 알리는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보전은 혼자 할 수 없는 일이고, 연구기관만의 과제로도 완성되지 않는다. 교육기관과 지방정부, 시민과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할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기반이 생긴다. 생물다양성은 멀리 있는 거대한 담론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지역에서 함께 배우고, 실천해야 하는 생활의 가치다. 

숲을 이루는 수많은 생명과 그 연결의 소중함은, 한 번의 체험으로 모두 이해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씨앗 하나를 퍼뜨리고, 잔디 한 포기를 심으며, 숲속 자원을 새롭게 바라보는 경험은 그 가치의 출발점이 된다. 이런 점에서 이번 행사는 세계 생물다양성의 날을 기념하는 프로그램을 넘어, 지역사회가 생명의 지도를 함께 그려 본 뜻깊은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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