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술문화저널 뉴스뉴스2026. 4. 8. 오전 11:56:58

기부로 시작하는 가맹, 룰리오가닉이 꺼낸 프랜차이즈의 새 기준

프랜차이즈의 시작을 바꾼 룰리, 가맹비를 사회 환원 구조로 전환 생산부터 운영까지 통합 체계와 고급화 전략으로 브랜드 확장 기준 재설계

윤상필 기자
기부로 시작하는 가맹, 룰리오가닉이 꺼낸 프랜차이즈의 새 기준
카페 룰리오가닉 1호점 대구 범어W점 전경

프랜차이즈의 경쟁력이 더 많은 점포를 빠르게 늘리는 데 있는지, 아니면 어떤 기준으로 확장하느냐에 있는지를 다시 묻게 하는 사례가 나왔다. 카페 룰리오가닉이 가맹사업의 출발점을 본사의 수익이 아니라 기부에 두는 구조를 도입하면서, 프랜차이즈의 시작 방식 자체에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룰리오가닉은 최근 가맹사업을 전개하면서 기존의 가맹비 중심 모델과 다른 방식을 제시했다. 가맹 계약 단계에서 발생하는 일정 금액을 본사의 수익으로만 두지 않고 사회에 환원하는 구조를 도입한 것이다. 

프랜차이즈가 통상적으로 브랜드 사용권과 시스템 제공의 대가로 가맹비를 받는 구조를 취해 왔다는 점에서, 이는 가맹의 출발점을 비용 회수보다 브랜드 철학의 공유와 사회적 환원 쪽으로 옮기려는 시도로 읽힌다.

이러한 방식은 브랜드의 성장 구조와도 연결된다. 룰리오가닉은 대구의 소규모 로스팅 공장에서 출발해 온라인을 통해 먼저 제품 경쟁력을 검증받았고, 이후 코스트코 납품 등 유통 채널을 넓히며 사업 기반을 다졌다. 

이어 직영 매장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운영 경험을 축적해 왔으며, 현재는 자체 생산 인프라와 다수의 직영 매장을 바탕으로 제조와 운영을 함께 관리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룰리오가닉은 특히 오가닉 원두 생산 인증을 획득한 생산 시설을 보유하고 있어, 원재료 단계부터 품질을 직접 통제할 수 있다는 점을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이는 단순히 “좋은 원두를 쓴다”라는 수준을 넘어, 프랜차이즈 확장의 핵심인 표준화와 품질 유지 문제를 생산 단계에서부터 통합적으로 다루겠다는 뜻에 가깝다.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매장의 수가 늘어날수록 중요한 것은 브랜드 이미지보다 실제 운영의 균질성인데, 룰리오가닉은 이것을 생산 인프라와 인증 체계로 보완하려는 방향을 선택한 셈이다.

공간 전략도 기존의 저가·소형 프랜차이즈와는 다른 결을 보인다. 룰리오가닉은 미니멀한 인테리어를 일관되게 유지하는 방식으로 매장 경험의 정돈성과 브랜드 통일성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이는 단순히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는 인테리어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지역과 문화권에서도 비교적 일관된 인상을 줄 수 있는 시각적 언어를 구축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제품 철학 역시 최근 소비 흐름과 맞닿아 있다. 건강과 지속 가능성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장 환경 속에서 룰리오가닉은 오가닉 중심의 원두와 메뉴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중요한 점은 이를 일시적 유행으로 소비하기보다, 브랜드의 장기 기준으로 설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프랜차이즈 시장이 가격 경쟁과 점포 확대 중심으로 움직여 왔다면, 룰리오가닉은 품질 기준, 운영 체계, 사회적 환원, 공간 경험을 하나의 구조로 묶어 다른 방향의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이 대목에서 주목할 점은 룰리오가닉의 행보가 단순히 “착한 가맹”이라는 이미지 차원의 메시지에 머물지 않는다는 데 있다. 가맹비를 기부로 전환하는 구조는 브랜드가 점주를 단순한 계약 상대가 아니라, 같은 기준을 공유하는 파트너로 설정하려는 신호이기도 하다. 

동시에 생산부터 운영, 공간 전략까지 이어지는 통합 시스템은 브랜드 철학이 실제 사업 구조 안에서 작동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물론 이러한 모델의 평가는 앞으로 실제 가맹 운영 과정에서 더 분명해질 것이다. 

기부 구조가 상징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제도로 정착할 수 있는지, 고급화 전략이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확장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 생산과 운영의 통합 시스템이 다점포 체제에서도 동일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지는 향후 지켜볼 대목이다. 

그런데도 이번 시도가 의미를 갖는 이유는 분명하다. 프랜차이즈를 “얼마나 많이 여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무엇을 기준으로 확장하는가?”의 문제로 다시 돌려놓았기 때문이다.

룰리오가닉은 이번 가맹사업이 단순한 점포 확장이 아니라, 브랜드 구조 자체를 다시 설계하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가맹비를 기부로 전환한 구조, 생산부터 운영까지 이어지는 통합 시스템, 미니멀한 공간 전략을 함께 묶어 프랜차이즈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룰리커피(Rully Coffee)는 2014년 대구의 작은 로스팅 공장에서 출발한 뒤, 제품 품질을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해 왔다. 코스트코 납품 등을 통해 유통 기반을 다졌고, 2019년 고모역(대구광역시 수성구 고모동)에 첫 직영 매장을 열며 오프라인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이후 직영 매장 확대와 신축 공장 운영을 통해 제조·운영 역량을 축적했으며, 최근에는 글로벌 레스토랑 칙필레(Chick-fil-a) 납품과 오가닉 생산 공장 인증을 바탕으로 ‘카페 룰리오가닉’을 통해 전국 및 글로벌 가맹사업을 전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상필 기자
윤상필 기자
ysp@newsnetp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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