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구 관세청장이 서울세관 이사화물 지정장치장 증축공사 현장을 직접 찾아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중대재해 예방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속도와 효율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앞서야 할 가치는 결국 사람의 생명과 건강이라는 점을 다시 일깨운 자리였다.
이명구 관세청장은 3월 27일 김포시 고촌읍에 있는 서울세관 이사화물 지정장치장 증축공사 현장을 방문했다. 서울세관 이사화물 지정장치장은 우리나라 국제 이사화물의 약 75%를 처리하는 핵심 시설이다. 이번 증축공사가 완료되면 통관 소요 시간은 평균 4일에서 2일로 단축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국민 편익과 물류 효율성 또한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이번 현장 점검은 관세청 산하기관이 발주한 공사 현장에서 중대재해를 비롯한 각종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추진됐다. 관세청장이 직접 현장을 찾아 점검에 나선 것은 공사 관계자들에게 경각심을 높이는 동시에, ‘안전은 일상 속의 원칙’이라는 인식을 더욱 분명히 심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공공기관이 발주자라는 이유만으로 안전이 자동 보장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공공부문일수록 더 엄격하고 더 선제적인 기준을 세워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방문은 상징성을 지닌다.
이 청장은 이날 공사업체 관계자들의 노고에 감사를 전하면서도 “생명과 건강이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안전 수칙을 반드시 준수해 주시기를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이어 서울세관 이사화물과 사무실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하며 “국민과 직원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공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최고 수준의 주의로 업무에 임해달라”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단순한 당부를 넘어, 안전이 업무의 부수적 요소가 아니라 업무 그 자체를 지탱하는 최우선 가치라는 것을 분명히 강조하는 메시지로 읽힌다. 사실 공사 현장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위험은 눈에 잘 띄지 않는 순간에 발생한다.
일정에 쫓겨 절차가 간소화되고, 익숙함이 경계심을 무디게 하며, “이 정도는 괜찮다”라는 작은 방심이 큰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점에서 중대재해 예방은 거창한 구호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보호장비 착용과 작업 순서 준수, 현장 위험 요소 사전 점검 같은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흔들림 없이 지키는 데서 출발한다. 안전은 비용이 아니라 책임이며, 행정은 그 책임을 끝까지 확인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특히, 이번 현장은 국제 이사화물의 대다수를 처리하는 중요시설이라는 점에서 더욱 세심한 관리가 요구된다. 통관 기간 단축은 국민 편익과 직결되는 성과이지만, 그 성과가 안전을 희생한 대가 위에 세워져서는 안 된다. 공공 행정이 신뢰를 얻는 길은 빠름에만 있지 않다. 정확함과 책임성, 그리고 사람을 먼저 두는 원칙이 함께 설 때 비로소 그 효율도 의미가 있다.
관세청은 앞으로도 안전하고 신뢰받는 관세행정 환경 조성을 위해 현장 수시 점검과 재난 발생 상황을 가정한 대응 훈련 등 예방 중심의 안전관리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사후 수습보다 사전 예방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방향이다. 중대재해는 일단 발생하면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그렇기에 공공기관의 책무는 사고 이후의 대응이 아니라, 애초에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구조와 문화를 바꾸는 데 있다.
이번 현장 방문은 안전을 일회성 구호가 아니라 행정의 기본 질서로 삼아야 한다는 점을 다시 확인시켰다. 공사는 언젠가 끝나지만, 안전에 대한 원칙은 끝나서는 안 된다. 국민의 편익을 높이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 편익이 누군가의 위험 위에 세워지지 않도록 하는 일은 더 중요하다. 신뢰받는 행정이란 빠르게 하는 행정이 아니라, 사람을 지키며 끝까지 책임지는 행정이기 때문이다.

